쉴 시간이 없고 공간이 없다는 거, 정말인가요? 사람이 살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행동들이 있는데, 그때는 왜 못 쉴까요? 사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쉬지 못하는 이유는 '쉴 시간과 공간이 없어서'이기 보다는, '쉼을 허락해줄 수 있는 마음의 기반이 없어서'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무엇이든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확실하고, 따라서 그렇게 하고자 하는 욕구이 강력하다면 우리는 기필코 그렇게 하게 되어 있어요. 아무리 막아도 하게 되어 있죠. '왜 쉬어야 하는가'에 대해 제대로 성찰해본 경험이 없고, 쉼을 허락할 기반이 되는 '나의 이유'가 없어서 쉬지 못하는 걸 거예요. 사실 쉬지 못하도록, 그것에 대해 성찰해보지 않도록 모든 환경이 완벽하게 꾸려져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쉼을 허락해주는 마인드셋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중고책에는 이전 주인이 그어둔 밑줄이 종종 남아있잖아요? 때로는 그 밑줄만 따라 읽어도 좋더라고요. 아래 제가 밑줄 친 문장을 몇 가지 옮겨볼게요.
✏️
"인간을 넘어서는 신비한 자연 속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감각적 현실만이 전자장치로 생성된 풍경과 조작된 즐거움으로 가득한 오늘날의 경험적 세계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시금석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오로지 분명히 실재하는 땅이나 하늘과 주기적으로 접촉함으로써 우리를 차지한 다차원의 세계에서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방향을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 이것들은 진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시간과 장소가 없으면 생각하고 성찰하고 치유하고 자신을 지탱할 방법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공간과 깊이 있게 듣는 능력 외에 더욱 강력한 무기를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성장의 수사학에 취하지 않도록 하는 해독제다. 건강과 생태의 관점에서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나는 것은 보통 기생충이나 암으로 간주한다."
"디지털의 방해가 골칫거리인 이유는 사람을 덜 생산적으로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우주의 해답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그 답은 단순하다. 바로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관심경제에서 제 3의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주장한 것처럼 개인의 관심이 집단적 관심의 토대가 되고, 나아가 모든 종류의 유의미한 거부 행위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전속력으로 앞으로 나아갈 뿐 거부에 나서지 못하는 이 시기에 관심이야말로 우리가 철회할 수 있는 마지막 자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면 휴대폰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