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시간씩 일하고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쉬는 삶. 1년 중 6개월만 일하고 남은 6개월은 쉬는 삶.
어떨 것 같으세요? 듣기만 해도 참 부러운데요.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 부부는 그 단 꿈을 실현하고 사셨다고 해요. 곧장 이런 질문이 떠오르지 않나요.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
“우리는 어느 순간이나, 어느 날이나, 어느 달이나, 어느 해나 잘 쓰고 잘 보냈다. 우리가 할 일을 했고, 그 일을 즐겼다. 충분한 자유 시간을 가졌으며, 그 시간을 누리고 즐겼다.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을 할 때는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결코 죽기 살기로 일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더 많이 일했다고 기뻐하지도 않았다. 가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에게 노동은 뜻있는 행위이며,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이고, 무엇을 건설하는 것이고, 따라서 매우 기쁨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건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이상 일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다르게 말하면 자신들에게 진실해서가 아닐까요. 뭘 원하는지 분명하게 알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으로만 삶을 채울 수 있었고, 중요치 않은 것을 비우다보니 마음의 풍요와 시간적인 여유가 삶을 더 살아갈만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죠. 일의 즐거움과 보람은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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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에게는 이런 원칙이 있었대요.
- 방문객이 찾아와도 밭에 나가 일을 하면서 얘기를 나눈다.
- 누구든 자기가 먹은 그릇은 설거지하게 한다.
- 집짐승(내다 파는 가축)을 기르지 않는다.
- 은행에서 절대로 돈을 빌리지 않는다. 할 수 있다면 모든 먹거리를 자급자족하며 농사지을 수 없는 생필품은 농작물과 맞바꾼다.
- 기계에 의존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한 손일을 한다.
- 최저 생계비가 마련되면, 먹고 남는 채소나 과일을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 하루에 한 번씩은 철학, 삶과 죽음, 명상에 관심을 갖는다.
흥미롭지 않나요. 책을 따라가다보니 모든 규칙에는 나름의 시행착오와 그에 따른 분명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독자가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끽해야 서너 시간이지만, 이 책 안에는 수십 년의 세월이 남겨있을텐데 이런 원칙과 만족스러운 삶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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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도, '대체 나는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을 살 수 있게 될까?'라는 질문이 지워지지 않았는데요. 우리도 하루 하루 나의 만족을 찾아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며 살고 있는 거겠죠. 오늘도 지나치게 곁눈질 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만족에 근거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